만두를 많이 좋아하는 편인데 최근에는 잘 먹지 않았다. 이제 전자레인지에 만두를 돌리는 것도 귀찮아서 그렇다. 그러다가 여자친구 집에서 한번 후라이팬에 만두를 올려놓고 구워서 먹었었는데 이게 너무 맛있어서, 그래서 집에서 한 번 해먹기로 했다. 찾아보니 백종원 선생님 유튜브에 이 레시피가 소개되서 해봤다나.

만두를 냉동실에 넣어 두면 전자레인지로 돌려도 다 뜨겁게 되지 않고, 만두마다 가열되는게 달라서 너무 뜨겁기도, 또 너무 차갑기도 하다. 물로 충분히 만두를 적시고 잘 털어서 돌리면 그나마 괜찮기도 한데, 그래도 맛이 크게 좋진 않다. 그러나 물을 넣은 팬에 만두를 구우면 찐 것과 구운 것의 어디 중간 정도 만두가 완성되는데, 이게 참 집에서 혼자 먹기 괜찮은 것 같다.

필요한건 크게 없고 단지 제일 필요한 것은 후라이팬을 덮을 뚜껑이다. 뚜껑이 핵심이라 뚜껑이 없으면 절대 해먹을 수 없다. 그런데 애초에 후라이팬에 뚜껑을 덮을 일이 있을 줄 상상도 못해서, 급하게 근처 이마트에서 사서 가져왔다. 후라이팬에 딱 맞는 뚜껑은 찾을 수 없었고 약간 여러 사이즈에 맞출 수 있는 범용적인 형태로 만들어진 뚜껑밖에 살 수가 없었다. 써봤더니 굉장히 불편하다. 그래서 이 만두를 해먹은 다음 바로 테팔 팬 전용 뚜껑을 샀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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만두를 12개 올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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올리브유를 적당히 뿌려서 만두 바닥이 살짝 기름에 닿도록 잘 편 후에 물 150ml을 넣었다. 백종원 선생님 말에 따르면, 물을 넣어야만 굽는 것과 찌는 것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한다. 그렇기에 반드시 뚜껑이 필요한 것이고.

물론 뚜껑이 없다면 다른걸로 해도 되는데, 예를 들면 종이호일로 해도 얼추 비슷하게 나온다. 다만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경우 잘못하면 불 나니까 욕심내지 말고 불 안나게 호일을 자르는 것이 필요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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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리고 그냥 뚜껑을 닫으면 끝이다. 뭔 소리가 들리던 말던 불을 그냥 중불로 둔 다음에 그대로 계속하면 된다.

그래도 이거 처음하는 거라 살짝 걱정이 되서 중간중간 시간에 따른 변화가 어찌되는지 간단히 적어 본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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7분이 지난 시점. 물이 자글자글 적당히 끓고, 뚜껑 때문에 증기가 팬 안에서 돌아 만두가 쪄지는 느낌이 바로 온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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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0분쯤 지난 시점. 물이 자글자글 끓는 중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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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3분쯤 지난 시점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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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5분쯤 지난 시점. 여기서는 이제 150ml의 물이 거의 다 증발했고, 만두 바닥이 이제부터 적당히 노릇노릇하게 구워진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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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7분쯤 지난 시점. 중국집 군만두 스타일로 만두 바닥이 구워졌다. 대신 군만두와는 다르게 바닥을 뺀 나머지 부분은 촉촉하고 부드럽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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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만두를 팬에서 가져와 접에서 담았다. 총 조리시간은 대략 18분 정도 걸렸고 바닥이 약간 생각보다 더 탄 모습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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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면이 냉동만두가 아닌 것처럼 완벽하다. 맛도 있고 부드럽다.

정리하면 15분 + 150ml + 중불 + 뚜껑이면 훌륭한 만두를 먹을 수 있다. 이제 나는 절대 전자레인지로 만두를 안먹게 될 것 같다. 굉장히 맛있고 훌륭하다.